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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로봇주차... "인명사고 제로", "슈퍼카도 OK"

등록일
2025-03-13
인정피에스

(방콕=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지난 6일(현지시간) 태국의 수도 방콕 시내 중심가에 있는 한 고급 아파트 단지.

전체 222가구·42층 규모의 이 아파트에는 차량 총 243대가 들어가는 9층 규모의 주차장이 설치돼 있지만 입주민은 주차장으로 들어올 일이 없다.

차량 출입구인 지상 1층을 제외하고 지상 2∼10층에 마련된 주차 공간 모두를 자동 로봇 주차 시스템인 '엠피시스템'(MPSystem)으로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엠피시스템은 삼표그룹과 로봇 주차 기술 보유기업 셈페르엠이 설립한 합작회사 에스피앤모빌리티의 자동 로봇 주차 시스템이다.

한 입주민이 자동차를 주차장 입구에 있는 팔레트 기계 위에 세워둔 후 자동차에서 내려서 주차기기에 카드키를 대자 차량 정보가 입력되며 바로 자동 주차가 시작됐다.

주차 정보 입력은 얼굴·지문 인식이나 모바일 앱으로도 가능하다.

주차장 입구가 열리는 동시에 팔레트 가운데에 파인 홈 안으로 납작한 직사각형 모양의 주차 로봇이 들어왔다.

두께 190㎜의 이 로봇은 네 귀퉁이에 2개씩, 모두 8개의 롤러가 달린 팔을 펴서 자동차 바퀴를 부드럽게 감싸듯 2㎝가량 들어 올려 차를 건물 내부로 가져갔다.

로봇은 차종과 관계없이 최대 3t까지 이동시킬 수 있다.

차량이 들어가는 모습을 본 후 에스피앤모빌리티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팔레트에 탑승한 채 주차장 내부로 들어가 봤다.

주차 공간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주차 로봇이 움직일 수 있도록 2∼10층까지 모두 뻥 뚫려 있었다.

페인트 도색은 물론이고 사람을 위한 보행로 표시나 출입구를 가리키는 화살표도 없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의 공간으로, SF영화에 나오는 거대한 기지 같은 모습이 연상됐다.

이곳에서 메트로CL과 리프트라는 장치로 결합한 거대한 주차 기계가 차를 들어 올려 2층부터 8층까지 빈칸에 차곡차곡 주차를 진행한다.

주차 칸 천장마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어 화재 위험에도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8월 발생한 인천 지하 주차장 화재 사고처럼 차 한 대에서 발생한 화재가 주차장 전체로 번질 위험이 있지는 않은지 궁금했다.

에스피앤모빌리티 관계자는 "요즘 화재 대비에 대한 문의가 많은데 기본 콘크리트 구조로 시공하고, 주차된 차량 2∼3대마다 콘크리트 벽면을 설치해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어 (자주식이나 기계식 대비) 안전성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주차과정에 사람이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기계식 주차장에서 발생하는 인명 피해 사고 위험도 없다"고 덧붙였다.

엠피시스템이 설치된 또 다른 현장을 보기 위해 400객실 규모 호텔 SM42를 방문했다.

마침 한 방문객이 출차를 하고 있었다.

호텔의 주차장 관리인에게 출차를 요청하자 관리인이 출차 버튼을 눌렀고, 입차 때처럼 주차 로봇이 차를 실어 출입구로 옮겨줬다.

출차에는 평균 2분∼2분 30초가 소요되는데, 차량이 나오는 모습과 출차 예상 시간은 호텔 로비나 호텔 카페 등 곳곳에 설치된 모니터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지켜본 인상적인 장면은 기존 기계식 주차와 달리 차종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기계식은 중량이나 전폭·전고·전장 등 크기 문제 등으로 차종에 따라 주차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차종마다 팔레트를 일일이 바꿔야 해서 입차 과정에서도 종종 시간이 지체된다.

엠피시스템에서는 3t 이하라면 일반 승용차부터 밴, 대형 SUV, 고급 스포츠카 등 모든 차종을 연이어 주차할 수 있다.

김성주 셈페르엠 부대표는 "큰 차를 주차할 수 있는 시스템은 현재 많이 없는데 대형 차량을 넣을 수 있는 기술은 저희가 독보적"이라면서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에게 편리성과 안전성을 줄 수 있을지에 초점을 두고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oh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