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물량 공급부족으로 오피스텔 월세 오름세
빌라·오피스텔 월세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전세사기 우려로 빌라와 오피스텔 전세를 꺼리는 가운데 공급 물량까지 줄어들어 당분간 이 같은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빌라)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104.87을 기록했다. 이로써 서울 빌라 월세가격지수는 2023년 2월(100.84)부터 22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오피스텔 월세도 오르고 있다.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월(100.09)부터 11월(101.58)까지 11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빌라와 오피스텔 월세가 오르는 가장 주된 이유로 기존 전세 수요가 월세로 움직이면서 월세 시장을 자극하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오피스텔 전세를 기피하는 데다 이로 인해 공급 물량까지 크게 줄면서 월세가 치솟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 내 다세대 준공 물량은 271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3.5%나 줄었다. 같은 기간 연립 준공 물량도 40가구로 13.1%나 감소했다. 아파트 준공 물량이 1만 2634가구로 37.4%나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빌라·오피스텔 월세 상승은 아파트 월세 시장도 자극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월(105.65)부터 11월(107.90)까지 11개월 연속 상승하며 2.1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기준으로도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월 106.94에서 11월 103.93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에 대출 규제까지 이어지면서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 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빌라와 오피스텔 전세보증금에 대한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전세 수요가 월세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월세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지금은 빌라, 오피스텔 등 임대차 시장이 '전세' 중심에서 '월세'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는 과도기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월세에 대한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제한적인 만큼 어느정도 시장이 균형점을 찾을 때까지 앞으로 월세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형범 기자